[부산교육감 재선거] 숨가쁜 단일화 신경전, 정책은 뒷전
[부산교육감 재선거] 숨가쁜 단일화 신경전, 정책은 뒷전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5.02.10 0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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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차정인 "착각, 교만" 단일화 압박, 김석준 "모욕적 언사, 자괴감" 진통
보수: 전영근 "모든 후보 참여", 박종필 "합의 위반" 비판.. 황욱 '정책 승부'
정승윤ㆍ최윤홍 유보적 '눈총'... 단일화: 진보, 10일 12시 마감.. 보수 '곤혹'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물론 후보들이라기보다는 선거를 돕고 있는 분들의 언행으로 보이지만, 날선 공방전이 곳곳에서 벌어져 뜻있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는 4월 2일 실시할 예정인, 다만 헌재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음달 12일 이전에 인용하면 60일 안에 실시하는 조기 대선과 함께 실시하겠지만, 부산교육감 재선거는 지난해 12월 3일 밤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탄핵정국과 맞물려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교육청 청사 전경(가야일보 자료사진)

대한민국 '피란수도'이자 제2도시인 부산광역시교육감을 다시 뽑는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성향별 단일화 추진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일부 후보들의 정책공약 발표에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오히려 극단적인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언행들이 주목을 받고 있어 교육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보수 단일후보로 나서 신승한 후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낙마한 하윤수 전 교육감의 움직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상황에서, 그를 둘러싼 유불리 계산이 앞서는 듯한 일부 후보들의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측근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발호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하 전 교육감은 보전받은 선거비용 환수 규정에 따라 최근 자택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후보들의 선거법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보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심의 정국과 보수 교육감의 당선 무효로 인한 재선거 국면에서 일반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진보성향 후보들의 설전이 주목을 받은 주말이었다. 진보성향 후보들의 중량감이 앞선다는 관측 속에 시작한 선거전이 무색하게, 후보들의 난타전이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가열됐다. '살벌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단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일정상 10일 정오까지인 참여 시한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높아진다는 관측이다.

멀어지는 진보성향 후보 단일화

지난달 23일에 이어 지난주 2차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군계일학의 면모를 과시하던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측이 갑자기 김석준 전 교육감에 대한 날선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에 올리면서 불을 질렀다. 상당히 공격적인 단어와 문맥을 사용한 입장문은 '정말 후보가 쓴 것이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날이 서 있었다. 곧 수정됐지만 '메시지 관리에 대한 헛점이 노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부적절해 보인다'는 표현들이 주목을 끌었다. 차 후보는 단일화 참여 시한 직후에 열리는 대표자회의 결과를 보고, 이날 오후 3시 시의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느긋해보인다는 지적에도 '비교적 조용하게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예리한 공격에 즉각 반박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단호한 입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김 후보는 간담회에서 상당히 차분한 어조로 기자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나올 정도였는데, 이번 사안에는 신속하고 강도높은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후보로서야 8년간 교육감을 지낸 내공에다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월등한 인지도 격차를 확인해 느긋한 입장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단일화를 비롯한 이슈들에서 한발 떨어져 초연한 입장을 견지하는 자세였다. 다만 단일화 불참을 확정할 경우의 부담을 어떻게 이겨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진퇴양난 보수후보 단일화 '심사숙고'

보수후보들의 입장은 더욱 복잡하다, 우선 출마자들이 다양해 단일화 추진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할 정도이다. 우선 예비후보로 활동 중인 후보들 3명보다 출마선언 이전인 두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상당수 선거 전문가들은 단일화 추진 기구가 통합한 이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차례의 교육감 선거를 거치면서 각 후보 참모들의 독자적인 선거전략들이 발전(?)한 면이 크다는 평가이다. 지략대결에서 밀린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12일까지로 1차 연장한 참여 시한이 무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는 교육감권한대행 최윤홍 부교육감이 시의회 일정과 학년 마무리 및 신학기 준비 등 시급한 현안들을 마무리할 경우 다음달 2일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물론 정승윤 교수도 출마준비가 마무리단계라는 전언도 있다. 이래저래 박수종, 박종필, 전영근 예비후보들의 속을 태우는 상황이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통합추진위는 이번주 후반 논의를 거쳐 17~19일 다음주 초반에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예비후보로 단일화 압력 실태를 폭로해 주목을 받은 황욱 세계창의력협회장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교육정책으로 승부하자"며 독자출마론을 고수하고 있다.

재보궐선거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부산교육감 선거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부산 교육계를 중심으로 어떤 바람직한 선거과정을 선보일지 초중등 학무보와 학생들은 물론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주목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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