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 재선거] 초반 판세 점검 "물밑 난타전"
[부산교육감 재선거] 초반 판세 점검 "물밑 난타전"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5.02.0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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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김석준-차정인, 지지도 조사 1-2위 '쾌조'.. 경선규정 논란 등 단일화 난항
보수성향 박수종-박종필 단일화 적극, 전영근 독자노선... 정중동 정승윤-최윤홍 주목

부산교육감 재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후보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다만 3월 초까지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에 실시하는 대통령 보궐선거와 함께 실시할 수도 있다.

하윤수 전 교육감이 공직선거법 등 위반으로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12일 벌금 700만원 형을 확정해 당선이 무효처리돼 오는 4월 2일 실시하는 부산교육감 재선거 구도는 전통적인 분류방식에 따라 선거 관련 전문가들과 평론가들이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누고 있지만, 오히려 후보들은 '중도'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의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신속한 해제 결의로 시작된 급작스런 '위헌 내란 단죄' 정국이 야권의 잇따른 탄핵과 예산 삭감 등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해명이 일정 정도 먹혀들면서, 구속된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까지 더해져 여론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광역단위에서 실시하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2022년 보수 후보 단일화를 거쳐 윤 대통령 취임 1달만에 실시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하 전 교육감이 윤 대통령의 탄핵 결의안 통과 직전에 당선 무효 저리되자 여론은 진보성향 후보에게 호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후보들 우세 불구, 보수단일후보 승리 가능성

지난달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김석준 전 교육감이 26.9%,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이 11%의 지지도를 기록해 선두권을 형성했다. 부산CBS·미디어토마토 의뢰로 23~24일 부산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산교육감 재선거 지지도 조사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보수성향 후보 가운데는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7.7%로 앞섰고, 예비후보로 활동 중인 박종필 전 부산교원단체총연합회장(6.9%)과 전영근 전 부산교육청 교육국장(5.6%)이 호각세를 이뤘다.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3.1%)과 황욱 세계창의력협회장(2.4%)은 약간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전영근 전 부산교육청 교육국장이 4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중도보수후보들이 참여하는 단일화"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특히 보수후보들의 지지도를 모두 합쳐도 김석준 전 교육감보다 낮은 결과로 보수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지후보가 없거나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30%였다. 여전히 학부모 등을 제외하고는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반증이라는 해석이다. 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P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진보측 후보들에 비해 경력이 부족해 중량감이 낮다는 세평을 확인한 조사라는 평가이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 단일화로 양자대결 구도로 나서면 '보수성향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47.3%로, 진보성향 후보 지지도(40.4%) 보다 높아 보수성향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보수성향 후보단일화 난항, 최 부교육감 모호한 입장 비판고조

이에 따라 4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전영근 예비후보가 "5명의 중도보수성향 후보들이 모두 참여하는 단일화를 추진해야한다"고 촉구하는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중도보수 단일화를 추진하는 통합추진위원회가 전날 개최한 상견례 및 간담회에 박수종, 박종필 예비후보만 참석하고, 참여에 동의했던 전 후보가 불참한 것도 정 전 위원장과 최 부교육감이 불참하는데 따른 반발이라는 분석이다. 통추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호한 태도를 유지한다는 비판을 받는 교육감권한대행 최 부교육감은 지난달 초 신년기자간담회와 통추위 공동집행위원장단과의 면담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금은' 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시작된 논란이 이어지면서 혼선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 그의 출마설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 속에 부산광역시 교육행정 수장으로서 출마여부에 대한 보다 명쾌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하 전 교육감의 낙마 후 "추진해온 사업을 잘 마무리 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권한대행으로서 규모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해 보인 신년 회견에서 상당히 모호한 태도를 선보인 후 불거진 출마설에 대한 미온적인 대응은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정년이 5년 남은' 상황에서 부산대 사무국장을 거쳐 부교육감을 맡아온 최 대행이 자칫 일상적인 공직수행이 선거운동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입장발표가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최근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최 대행 측에 설 명절 인사 등의 현수막 게재 등을 삼가하라고 권고한 것도 출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반증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보수진영 단일화 기구인 통추위는 최 대행의 출마선언과 정 전 부위원장의 단일화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석준-차정인 물밑 주도권 싸움 치열

진보진영 단일화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전직 교사들을 절차 위반 논란에도 복직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돼 '사법리스크' 우려에도 여전히 높은 인지도와 지지도를 확인한 김 전 교육감이 완주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여 차 전 총장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학부와 대학원 석ㆍ박사 학위를 모두 부산대에서 받았고, 총장을 역임한 차 예비후보는 상당한 동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김 전 교육감도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을 제외하고는 부산대에서 31년간 교수로 재직하는 등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 속에 '8년간 부산교육행정을 책임졌던 재선 교육감'으로서의 경륜을 앞세우고 있다.

양측의 치열한 논쟁이 일각에서는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진다는 지적 속에, 양측을 조율해야 할 단일화추진기구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권자인 부산시민으로 확인되지 않는 추진위원 모집을 비롯해 몇가지 위법적인 요소를 지적하는 김 후보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적절한 답변이 부족하다는 반발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불신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는 양측의 단일화 과정에서 배려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성숙한 토론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만한 논의과정을 거쳐 상호 수용가능한 결과를 만들어야 본격적인 선거운동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승리할 수 있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부산교육행정의 발전을 기원하며 성숙한 선거운동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양 측이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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